내 머리속의 지우개와 사순절

by 로베르또 posted Mar 15, 2019 Views 50 Likes 0 Replies 0

“그녀가 모든 기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사랑했던 나조차도...”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면서 점점 죽어가는 아내 손예진을 향한 정우성의 말입니다.

전에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이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곱씹어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있는 기억들은 행복한 순간만이 아니라 지워버리고 싶은 괴로운 순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억마저도 통째로 없애버리는 보통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은 무섭다 못해 잔인합니다.

평생을 같이 살아왔던 이들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시 헬기기총사격을 목격했던 고 조비호신부의 증언을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이라고 했던 5공대통령이었던 전두환 씨가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고소를 당해 광주법원에 출두하였습니다.

모든 것에 대하여 모르쇠를 일관하며 설상 기총사격이 있었다라도 고 조비호 신부가 목격한 그 시점에는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법정을 나서는 그의 모습은 광주항쟁의 유족들과 시민의 공분을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가족들의 얘기로는 전두환 씨는 그 무섭고 잔인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최측근 마져도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고 불편한 나머지 기억은 싹 지워버린 그의 알츠하이머 병은 그다지 무섭고 잔인한 것 같지 않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고 사는 인생처럼 허무한 것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행복했든 아니면 힘들었든 일들 그 소중한 기억들이 이어지면서 우리의 삶을 살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 기억들이 있기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고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절기인 사순절기간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하여 당하신 수난과 십자가 죽음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 죽음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소중한 기억입니다.

찬송 144장 의 가사인 “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 처럼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셨고 그 사랑 때문에 십자가를 지셨다는 그 사실은 지금도 우리에게 소망이며 우리를 있게 하는 은혜입니다.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지만 하나님은 잊지 않습니다. 우리는 소중하게 여기지 않지만, 하나님은 소중하게 여기셔서 십자가를 지셨고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이번 사순절 우리 한인 사회가 어렵고 힘든 때이지만 그 어려움을 이기게 하시고 여전히 함께 하시는 주님의 사랑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오늘은 로마서 말씀으로 글을 마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장 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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