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봉과 에스라

by 로베르또 posted Jul 06, 2019 Views 52 Likes 0 Replies 0

구약성경 에스라서를 읽다보면 마지막 장에 여러 사람의 이름들이 나옵니다. 이들은 이방 여인을 아내로 삼은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이방여인을 아내로 삼은 것이 무슨 대수로운 일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무너졌던 나라를 세우는 유대에게 있어서는 가장 먼저 선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에스라가 모든 백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일일이 이방 여인을 아내로 삼은 사람들의 이름을 밝히며 이방 여인을 내쫓게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36년간 수탈당했던 우리 민족이 해방되었을 때 무너졌던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친일청산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의 대결로 고조화되어가는 냉전시대는 우리의 친일청산을 무력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미군정으로 맞는 해방의 봄은 좌우 극단적인 대립으로 혼란스러운 국면을 가져왔고 한국의 공산화를 막아야 했던 미국정부는 반공으로 기막히게 줄을 탄 친일인사들을 국정에 참여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반공을 기치로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한국 현대사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입니다.


그 중에 적극적인 친일파였던 몇몇은 전쟁으로 적화야욕을 꿈꿨던 공산당을 막고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한 공로로 현충원에 안장되고 훈장이 수여되었습니다. 반공이란 줄을 잘 탄 친일파의 후손들은 그 댓가로 엄청난 수혜를 누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가 어찌 됐던 국가를 위한 공로가 있기에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월북해 북한공산당 지도자였던 것이 문제가 되고 독립운동가 김원봉에 대한 것도 재평가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것은 반공 이전에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독립투사들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의열단을 조직해 조국의 해방을 위해 싸우던 그가 해방된 조국에서 자신을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쫓아 다니던 일제의 앞잡이 노덕술에게 고문을 당해야 했던 현실이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의 후손들은 거의 학살을 당하고 살아남은 자들은 지금까지도 숨죽이며 살고 있습니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 중심에 살았던 이들은 존재합니다. 이제는 김원봉, 여운형, 조봉암 등 생명을 걸고 일제와 싸웠던 그분들의 애국은 이제는 “좌파, 우파”라는 20세기의 낡은 이데올로기로 가려졌던 역사적 평가가 다시 논의돼야 합니다.


나라가 망한 후 바벨론으로 끌려갔던 유대인들이 70년 만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조국으로 돌아왔을 때 했던 역사 회개 운동처럼 지금 우리 민족에게 필요한 것은 먹는 것만 잘 주면 되는 나라가 아닌 역사를 바로 세우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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