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

by 로베르또 posted Nov 01, 2019 Views 101 Likes 0 Replies 0

필립 얀시의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에 나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야기입니다.


1994년 남아공은 무자비한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정책으로 악명높은 백인정권이 무너지고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었습니다. 정권교체로 인종차별이 일거에 종식되었을 때 세계는 보복으로 인한 대학살을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투투 성공회 주교는 백인들과 평화로운 교섭에 들어갔고, 그간의 백인들의 만행을 법정 재판이 아니라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통해 처리하도록 하는데 합의를 하였습니다. 온 나라로 하여금 백인들의 만행을 망각하지는 말되 용서하게 한 것입니다.


위원회 규정상, 압제자가 원고 앞에서 자기 죄를 낱낱이 자백하면 그 범죄에 대해서는 기소될 수 없게 했습니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청문회 때 있었던 일입니다. 밴 더 브로크라는 경찰관은 자기가 다른 경찰관들과 함께 18세 흑인소년을 쏘아 죽이고 시신을 불태운 다음,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신을 토막내 고깃덩이처럼 불속에 던져 넣은 사건을 상세히 진술했습니다.


8년 후 벤 더 브로크는 이 사건에 항의를 하는 그 소년의 아버지를 붙잡았습니다. 경찰관들은 그를 장작더미 위에 묶어놓고 몸에 석유를 부어 불을 붙이면서 그것을 그의 아내에게 억지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청중은 그 잔인함에 놀라기도 하였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백이 끝나자 아들에 이어 남편까지 잃은 노파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법정은 조용해졌습니다.

“밴 더 브로크 씨한데 무엇을 원하십니까?” 판사가 물었습니다. 노파는 남편의 장례를 제대로 치러주고 싶다며 밴 더 브로크가 남편의 시신을 태운 곳으로 가서 흙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밴 더 브로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렇게 하겠다고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이어 노파는 이런 요구를 덧붙였습니다.

“밴 더 브로크 씨는 내 식구들을 다 빼앗아갔지만 아직도 나한테는 베풀 사랑이 많다오. 한 달에 두 번씩 이 사람이 빈민촌에 와서 나랑 같이 하루를 보냈으면 해요. 내가 이 사람의 어머니가 돼주게요. 하나님이 용서하셨고 나도 그를 용서한다는 걸 밴 더 브로크 씨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내 용서가 진짜라는 걸 알도록 이 사람을 껴안아주고 싶습니다.”

노파가 증인석으로 가는데 법정 안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밴 더 브로크는 찬송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노파의 말에 압도되어 기절했던 것입니다.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를 여기입니다. “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이사야 61장1-2절) 예언자 이사야의 말처럼 예수님께서 오신 이유는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탐욕과 폭력, 거짓으로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주님을 하나님의 나라로 선포하신 것입니다.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는 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고 좌파, 우파도 아닙니다. 교회는 목사의 개인적인 탐욕과 정치적 이슈의 장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나를 따르려거든 전 재산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라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에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해 처절한 부끄러움을 고백하면서 그런 나를 위해 매달리신 예수 그리스의 십자가 사랑, 바로 그 십자가 사랑이 교회의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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