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 건강한 사회

by 로베르또 posted Nov 01, 2019 Views 112 Likes 0 Replies 0

70회 생일을 맞이한 노인이 갑작스러운 치통으로 치과를 찾았습니다.

급히 차를 몰아 갓길에 주차하고 치료를 받고 나오니 교통순경이 딱지를 떼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경찰에게 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오늘이 70회 생일인데 아침부터 이빨이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평생 법을 어긴 적이 없는데 생일날 딱지까지 떼게 생겼네요. 한 번 만 봐줘요. 안 그러면 오늘은 정말 가장 재수 없는 생일이 될 거예요"


두 사람의 대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몰려들어 경찰이 법과 인정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만 봐 달라고 동정하는 노인의 하소연에도 경관은 표정 변화도 없이 고지서를 기록 한 후 무심하게 건네주고는 돌아섰습니다


둘러선 사람들이 중얼거렸습니다. "역시 법이야! 경관에게는 법이 우선이지. 그래야 세상이 굴러가는 거야!"

노인도 포기하고는 고지서를 받아들고 차에 올랐습니다. "법은 법이지, 그래도 너무하네 젊은 사람이 냉정한 표정하고는!"


차에 올라탄 노인이 벌금이 얼마인지를 확인하려고 고지서를 펼쳐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너털웃음을 지었습니다. 고지서에는 벌금 대신 "생신을 축하합니다. 어르신!" 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노인이 멀리 걸어가는 경관을 바라보자 경관이 노인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경관은 사실 노인의 하소연을 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둘러선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판단은 노인과 구경꾼 둘 다를 만족시키는 이중 플레이를 생각 해냈습니다. 고지서를 끊기는 하되 벌금 액수 대신 축하 편지를 건네주는 것이었습니다.


“원칙과 배려”라는 글로 지인이 올린 페이스북에서 본 것입니다.


지난 주 아르헨티나 대선이 끝났습니다. 예비선거의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김빠진 선거였습니다. 결국, 서민층의 지지를 받지 못한 마끄리대통령은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는 것은 선거입니다. 그래서인지 공정한 선거는 그 나라의 정치적 성숙도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 날 당선된 차기 대통령을 초청해 대통령관저에서 식사하는 마끄리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아르헨티나의 정치면모를 보게 됩니다.


각 당파마다 다른 정치적 신념과 미래를 가지고 그것에 호응하는 국민들이 서로 치열하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하며 선거를 통해 승리한 다수의 목소리를 인정해 주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의 기본입니다.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을 수 없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회는 그 생각을 하나로 만들려 하고 자신의 신념에 사람들이 수긍하지 못하면 적으로 간주합니다.


이런 면에서 한국은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서로 간에 의견을 어떠한 압력도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봅니다. 그러나 아직은 길목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거의 100년간 극렬한 이데올로기와 전쟁을 겪었던 우리에게는 자유로움이란 것이 낯설기 때문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경찰국가가 더욱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뉴스 속에서 보이는 자연스럽게 같이 모여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한국인들의 여유스러운 모습은 이제야 한국이 두껍게 가려 졌던 껍데기가 하나씩 벗겨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쪽 눈을 가린 채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인 것처럼 떠들던 세상에서 두 눈을 다 뜨고 얘기 할 수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나라로 큰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입니다.


건강한 교회는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 소개한 원칙과 배려라는 글에서 “배려”가 교회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처럼 천둥벌거숭이 마냥 뛰어다니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이제야 진정한 독립국으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발돋움을 시작한 한국사회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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