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감사합니다.

by 로베르또 posted Dec 30, 2019 Views 92 Likes 0 Replies 0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가장 확실히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사진인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연세가 들어 갈수록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교회가 창립30주년을 맞이하여 행사를 준비하면서 오랜만에 30년 동안의 교회사진들을 전시하기 위해 꺼내어 보았습니다.

항상 그 이십대 초반의 젊은 모습으로만 알던 환상이 깨어지면서 50대의 한복판에 서있는 지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스쳐가듯이 지난 30년의 세월이었는데 사진을 보니 꽤나 오래된 세월이었습니다.

교우들의 얼굴도 어린이부에서 이제는 아버지로, 학생부에서 교회의 중직자로,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늘 새벽을 깨우며 기도하는 교회의 어르신들로 바꾸어져 있었습니다.

예배당도 30년동안 바뀌었습니다. 가족과 같이 이민 와서 리니에르스 집 마루에서부터 시작한 교회예배당은 치끌라나 임대를 거쳐 지금의 까라보보에 예배당을 건축하며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까라보보 예배당의 앞면도 하얀색 타이루에서 벽돌색 페인트 그리고 지금에 짙은 초록색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지내 온 시간은 짧은 것 같은데 그 안에 많은 역사들이 있었습니다. 부흥의 역사도 있었고 경제위기로 말미암아 예배당 한 편이 텅 빌 정도로 성도들이 미국과 한국 그리고 멕시코로 재이민을 떠나는 침체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 교회건축을 위해 애쓰던 시간도 있고 말 한마디 때문에 상처를 주었던 아픔의 일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인도하심과 교우들의 헌신과 기도 그리고 이해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한 폭의 역사를 이어간 것입니다.


30년을 지나면서 이런 마음을 갖습니다.


그저 죄송합니다.

목사인 나의 잘못된 행위와 부족함으로 마음 아파하셨을 하나님께 그저 죄송할 뿐입니다. 나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성도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한 말 때문에 실족한 성도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인사회와 이웃에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음에 죄송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신학교 갓 졸업한 아무 것도 모르는 전도사를 지금까지 우겨 잡고 끌고 오신 울 하나님 그저 감사합니다. 30년 동안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목회자와 함께 해준 우리 교우들이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은평교회를 위하여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신 이웃과 한인사회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민교회. 어느 목사님께서 목회의 최전선이라고 하신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전선만큼 주님의 역사를 느끼는 곳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주신 주님과 교우 그리고 한인 사회 이웃들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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