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요르단을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헤롯왕의 흔적들을 만나게 됩니다.
예루살렘성, 헤로디움, 마사다, 마케로스, 가이사랴 등등 헤롯이 세운 성들의 흔적들이 지금도 그 위용들을 뽐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헤롯은 원래 에돔족속 사람이었으나 에돔이 로마에게 정복당하면서 강제로 할례를 받아 명목상의 유대인으로 신분을 바꾸게 됩니다.
로마의 유대정복에 협력한 아버지 안티파레르의 후광으로 유대왕이 된 헤롯은 절묘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면서 정복자 로마의 충복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식민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산 인물입니다.
그 정치적 역량의 중심에는 대규모 건축플랜이 있었습니다. 이두메사람, 즉 이방인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던 헤롯은 새 예루살렘 성전건축을 통해 유대인과의 정치적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였고 대수로 공사를 통해 서민들의 경제까지 윤택하게 하는 경제적 풍요를 이루어 민중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건축의 귀재였던 헤롯은 증기배관을 바닥만이 아니라 벽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발명하여 그 당시 최고의 사우나 시설을 자신이 세운 성들마다 세웠고 로마제국에 기술을 수출하여 상당한 로열티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 일행이 사해 방문을 마치고 여리고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에 들린 곳이 사해 주변 성경에서는 엔게디라고 하는 곳 가까이에 위치한 “마사다” 헤롯궁전 유적지입니다.
우뚝 솟은 산위에 세운 헤롯궁전 마사다는 서기 73년 로마의 재침공에 결사항전을 하다가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결한 역사적 사건이 있는 곳으로 지금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역사 유적지입니다.
이 번이 두 번째인 마사다 헤롯궁전을 올라가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기다리면서 여러 마음이 교차되기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는 몽고의 침략을 끝까지 버텨내던 고려의 삼별초 처럼 마지막까지 민족의 자존감을 세운 이들의 모습이 기대가 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켠에서는 대규모 건축을 통해서 자신의 통치를 확고히 하면서 조그만 위협에도 아내와 아들들을 죽이고 유아대학살을 벌일 정도로 정권욕에 사로잡혔던 비열한 왕의 모습을 봅니다.
한국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횡령건으로 징역 17년형을 받고 다시 수감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BBK, 자원외교, 4대강 건설등이 수면위로 재등장하면서 정치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미국의 대선에 과연 막무가내식의 정치꾼 트럼프가 재선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메시야를 기다리기 보다는 자신이 메시야이길 원했던 헤롯왕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도 일그러진 권력들의 모습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