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 돌로로사 (2)

by 로베르또 posted Apr 11, 2019 Views 3 Likes 0 Replies 0

비아 돌로로사의 여러 지점들을 지나가면서 마주 대하는 것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회교도인들의 상점입니다. 워낙 많은 여행객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성지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일찍 시작한 순례길 덕분에 많은 상점이 문을 열고 있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남대문 시장이 연상되는 골목길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납니다.


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진지한 성지여행객들과 물건 하나라도 더 팔기위해서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성문 밖의 현장을 실감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골고다로 가는 언덕길은 예루살렘 성의 밖에 위치하였습니다. 빌라도의 법정에서부터 골고다 언덕은 약 800미터정도의 거리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은 예루살렘과 근방의 모든 사람에게 엄청난 이슈였고 처형 날이 되자 사람들은 비아돌로로사로 몰려들었습니다.


성문 밖으로 오직 성부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자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의 언덕길로 올라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지한 고통과 그 고통을 한낱 재밋거리로 삼고자 나온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있는 바로 그 곳이 지금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입니다.

지금은 각 교파의 기념 교회들로 가득 차버려 언덕인지 구분이 안 되는 골고다 언덕에 도착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이집트 정교회인 콥트교회가 세운 성전이었습니다. 그 성전을 통해서 제10지점인 성묘교회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넓지 않은 복도를 통하여 성묘교회의 뜰로 접어들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하신 곳과 십자가가 섰던 곳 그리고 예수님의 주검을 누이었던 자리와 무덤이 있는 성지입니다.


보통 때 같으면 물 샐 틈 없을 정도로 붐비는 성전이지만 얼마 전 시작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영향으로 성지여행객들이 상당히 줄어서인지 비교적 가까이 가 볼 수 있었습니다.

십자가의 달리신 예수님 앞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예수님의 주검을 누인 돌자리는 비어있었습니다. 교우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앉아 자리에 손을 얹고 잠시 기도를 하였습니다.

손으로 바위의 찬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잃어버려 영문 밖에 버려져 있는 나를 위해 어린 양이 되어 영문 밖으로 십자가를 지시고 오셔서 제물이 되어 주신 주님의 뜨거운 사랑과 은혜가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동안 그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으로 향하였습니다. 무덤 자리에는 콘스탄틴 대제 때 세워진 조그만 기념교회당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에서 몇 발걸음을 옮기면 초라한 바위굴이 나오는데 그 곳도 예수님의 무덤이라 합니다. 우리 일행은 초라한 바위굴로 들어갔습니다. 화려하게 치장된 무덤보다는 아무것이 덩그렇게 비어 있는 이곳이 더욱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마치 안식일 후 첫 날 새벽미명에 예수님의 무덤을 찾은 여인네들처럼 텅 빈 무덤에 들어와 있는 우리를 향하여 “너희는 무서워하지 말라 너희 찾는 예수님이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는 천사의 음성이 들려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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